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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by 기록가 A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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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많은 고전이 그러하듯이 제목과 내용도 어느정도 아는데, 막상 읽어보지는 않은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은 알고 보니 '메리 셸리'라는 여성 작가가 쓴 책이었다. (그리고 읽고나니 나는 이 책의 내용을 하나도 알고있지 못했었다!!)

 

 

책은 처음에는 편지글로, 그다음에는 편지를 쓴 월턴이라는 인물이 들은 이야기를 프랑켄슈타인의 입장에서, 또 괴물의 입장에서 서술하다가 끝에는 월턴의 시점으로 돌아온다. 고전 몇 편을 연속으로 읽다 보니 편지글의 형식을 띈 글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어 즐거웠다.

 

 

한 분야만 지독히 파고드는 집요함을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사람은 필시 그 분야에 통달하게 되오.

 

 

책을 읽다가 중반 즈음에 놀랐는데, 그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이 아닌 괴물을 탄생시킨 인물의 이름이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가 어릴적 봤던 만화와 이야기에서 표현되는 녹색 피부와 머리에 나사가 박힌 '프랑켄슈타인'은 그 존재의 이름이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애초에 그 존재는 이름도 없었다.

 

 

아! 인간은 왜 짐승보다 감정적인 것을 자랑으로 생각할까? 수많은 감정은 더 많은 것을 감당하게만 하잖소. 만약 우리에게 배고픔, 갈증, 성욕과 같은 원초적인 욕구밖에 없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워질 거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기에, 이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나부끼고, 누군가가 건넨 우연한 말 한마디나 우연히 맞닥뜨린 풍경에도 울컥하게 되지.

 

 

하지만 그들은 왜 불행한 것일 가? 멋진 집을 가지고 있고,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었지 않습니까. 추울 때 몸 녹일 벽난로가 있고, 허기질 때 먹을 맛있는 음식들도 있잖아요. 옷도 멀쩡하게 입고 있었고요. 무엇보다 그들에겐 함께 어울리고 애정과 배려를 주고받을 대상이 있었습니다.

 

 

위는 프랑켄슈타인의 말이고 아래는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생명체의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 둘이 제법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누가 옳고 그른 것인지 누가 나쁘고 착한 것인지 알 수 없어진다. 그냥 둘 다 똑같이 잘못했고, 그럼에도 똑같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자신의 창조주를 꼭 닮은 대사를 말하기도 하는데, 모습만 다를 뿐 생각하는 것은 보통의 인간과 같고, 오히려 더 차원이 높아서 더욱 안타깝기도 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경우, 저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제가 이해하기 힘들었던 주제에 관해 얼마나 많은 깨우침을 주고 얼마나 많은 담론을 제시하는지, 그 책 하나로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이 샘솟고 끊임없이 놀라움을 느끼게 되는지, 그런 부분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디 평온 속에서 행복을 구하고 야망을 멀리하길 바라오.

내가 비록 그런 바람 때문에 이 꼴이 됐다고는 해도, 다른 이들은 원하던 바를 이룰지도 모르는 것을.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영락없는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 하나 행복하지 못했으니까. 그렇다고 누구의 잘못이라며 탓하고 질책할 수 있을까. 애매한 기분이다. 읽다 보면 덩달아 기운이 빠지기도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제대로 몰랐던 고전을 알게 되어 더 흥미로운 시간이 되기도 했다.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이 글은 서평을 목적으로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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